다비드 쥬셀송 David Geselson
DNA는 보이지 않는 백과사전이다. 우리 몸 곳곳에 새겨진 이 유전 코드는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수만 년 전 조상들의 흔적을 품고 있다. 모든 생명체의 청사진 DNA. 과연 이 백과사전은 어떻게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을까? 우리는 이를 어떻게 읽고, 해독하고, 해석할 수 있을까? 202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스반테 파보(Svante Pääbo)'는 1990년대부터 과감한 탐구를 시작했다. 고대 인류 네안데르탈인의 DNA를 해독하고, 이를 현대 인류의 유전 정보와 비교하며 인류의 기원을 추적한 것이다. 그의 연구는 과학의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그 결과는 단순한 학문적 성과를 넘어, 우리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다시 묻는다. <네안데르탈(Neanderthal)>은 바로 이 '스반테 파보'의 연구와 전기를 바탕으로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 '그레고르 멘델(Gregor Mendel)',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 '마야 파우노비치(Maja Paunović)' 등의 실존 과학자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작품이다. 작품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과학자들의 삶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작품내용공연은 과학자들의 연구와 사생활, 실험과 감정의 교차를 무대 위로 끌어올린다. 여섯 명의 배우는 연구실이라는 고독한 공간 속에서 DNA 조각을 해독하는 과학자이자 사랑하고 갈등하며 흔들리는 인간으로 살아간다. 이들의 삶과 연구는 뒤섞이고 충돌하며 서로를 자극한다. 실험실에서 비롯된 이들의 발견은 인류 기원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뒤집으며 '인종' 혹은 민족적 순수성’이라는 개념을 허물고 조각낸다. 그리고 말한다. 생명은 어둡고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지나 우리에게 이르렀고, 이를 넘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네안데르탈>은 인류의 기원이 교차와 혼합, 만남과 단절의 연속선 위에 있음을 드러내며,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질문, 즉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는가에 정면으로 응답한다.
다비드 쥬셀송(Davide Enia)은 프랑스의 배우, 작가,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앙드레 고르(André Gorz)의 『D에게 보낸 편지』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한 작품 『도린』으로 큰 주목을 받으며, 2017년 프랑스 평론가협회 최우수 프랑스어 작품상을 수상했다. 『앙 루트-카디시(En Route-Kaddish)』(2014), 『언리튼 레터스(Unwritten Letters)』(2017), 『사일런스 앤 피어(Silence and Fear)』(2020), 『네안데르탈』(2023, 아비뇽 페스티벌 초연)을 집필, 연출, 출연했다. 배우로서 티아고 로드리게스(Tiago Rodrigues) 연출작에 출연하며 주목받았고, 연극뿐만 아니라 영화와 TV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프랑스의 주요 극장과 페스티벌을 비롯해 스페인의 역사 깊은 공공 극장 마드리드 테아트로 에스파뇰(Teatro Español)과 프랑스의 실험적이고 국제적인 현대 공연예술 허브 MC93(Maison de la Culture de Seine-Saint-Denis) 등에서 다양한 연출작을 선보였다, 2024–25 시즌에는 대만, 2025–26 시즌에는 낭시 오페라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2009년 다비드 쥬셀송이 창단한 극단 '뤼디(Lieux-Dits)'는 현대 연극의 지평 확장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허구와 논픽션의 경계에 위치한 작업을 중심에 두며, ‘정치가 어떻게 개인의 삶을 형성하고 변화시키는가’, ‘그 개인은 다시 어떻게 역사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을 예술적 탐구의 핵심으로 삼는다. 극단의 중심에는 작가이자 배우인 구성원들이 있으며, 이들은 동시대의 정치·철학·시적 질문을 다루는 텍스트와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며 강력한 창작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예술 전반에 걸쳐 연구, 협업, 혁신의 장을 마련하며 음악·기술·공연의 형식적 실험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호주 공연예술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준비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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