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하/캄포 Jaha Koo
© Jaha Koo
미역 냉국의 새콤 달콤한 풍미, 날카로운 칼 끝에서 오이가 썰리는 소리, 뜨거운 기름에 튀겨지는 버섯. 하리보 김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밤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우리는 하리보 김치의 주요 캐릭터인 달팽이, 젤리곰 그리고 장어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고향을 떠나온 이들에게 음식이 어떤 피난처가 되어줄 수 있는지를 탐색하는 미각의 여정으로 우리를 이끈다. 사적이고 기묘한 일화들을 통해, 김치 문화의 진화, 인종차별의 씁쓸한 고통, 이방인으로서의 고군분투, 그리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집’의 의미와 그 맛에 대해 이야기한다.
동아시아의 제국주의를 다층적으로 조명한 ‘하마티아 3부작’(2021)의 성공 이후, 연출가이자 작곡가인 구자하가 신작과 함께 다시 한국 관객을 찾는다. 작가의 고유한 음악과 영상 그리고 로봇 퍼포머가 등장하는 하이브리드 퍼포먼스는 문화적 동화 과정에서 드러나는 갈등과 역설에 대해 성찰한다. 오감을 자극하는 무대와 함께 작가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일련의 달콤 쌉싸름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구자하(he/him)는 한국 출신의 공연 연출가이자 작곡가, 비디오 아티스트이다. 음악, 영상, 텍스트, 로봇 오브제 등을 매개로 멀티미디어와 퍼포먼스 사이를 넘나들며, 새로운 공연 언어와 예술적 실천을 모색해왔다.
대표작인 ‘하마티아 3부작’—롤링 앤 롤링 (2015), 쿠쿠 (2017), 한국 연극의 역사 (2020)—은 동아시아의 정치 지형, 식민의 역사, 문화적 정체성을 다룬 연작으로,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피할 수 없는 과거의 오류가 오늘날 삶에 미치는 비극적 영향을 조명하였다.
최신작 하리보 김치는 2024년 6월 오스트리아 장크푈텐(Tangente St. Pölten)에서 초연되었으며, 음식이라는 감각적 매개를 통해 문화적 동화와 디아스포라 정체성의 역설을 탐구한다. 현재 그는 2027년 상반기 초연을 목표로 신작 포스트-케이팝 프랙티스 (가제)를 준비 중이다.
CAMPO는 벨기에 겐트를 기반으로 한 예술 센터로, 연극, 무용, 퍼포먼스를 비롯해 축제, 지역 주민 식당, 토론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국제 투어가 가능한 공연을 제작하고, 예술가의 창작 전 과정을 지원한다.
CAMPO는 예술가를 위한 도구 상자이자, 공연예술의 전 영역―기획과 개발, 제작, 투어링, 발표까지―을 아우르는 집과 같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